W. 생도

[유쥰] Stay Up All night

Static palms melt your vibe
Midnight whisperings

/ Panic! At The Disco, LA Devotee


해가 저문 사막과 홀로 남은 당신. 드물게 자리한 가로등은 금이 가 깜빡이고, 앞으로는 몰려오는 어둠이, 뒤로는 물러나는 여명이 자리합니다. 바닥난 연료와 펑크난 타이어가 이 하이웨이에 당신을 옴짝달싹할 수 없이 묶어놓습니다. 방법이 없네요. 누군가가 오기를 기다리는 수밖에는요.



그때, 멀리서 배기음과 함께 익숙한 헤드라이트가 반짝입니다. 마침 기적이라도 일어난 것처럼. 점차 거리는 좁혀지고, 눈이 멀어버릴 것 같던 빛에도 점차 눈이 익어갑니다. 그가 다가옵니다. 미지의 히치하이커를 기다려 당신을 맞이하러 온,



어제 죽은 그 사람이.

GM
벅규
PC
스즈카 유이
2024-02-11
CHOI W.:안녕하세요
아빠
벅규 (GM):오냐
CHOI W.:오라.
이빨
딲앗네.
벅규 (GM):캐릭터에 유이 확인해봐
그와중에 너 그전 추벡계는 버린 거냐
CHOI W.:몰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벅규 (GM):
CHOI W.:그냥.
들어왔어 ㅎㅎ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그계정
용량
CHOI W.:없어서
버린듯..
벅규 (GM):
나도 이거 할려고
그전 음원 올린 거
다 버렸잖하
추벡.:그치
벅규 (GM):
야 일단 시트 바바
추벡.:보상
벅규 (GM):우리 때랑 개 많이 바뀜
추벡.:봣어
와이렇게
생겻네
어렵다
벅규 (GM):나도 시트 만드는데
적응 못했잖어
ㅋㅋ
ㅋㅋㅋㅋㅋㅋ
추벡.: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이거
근데
니가다넣어줫네
추벡.:
히히!
벅규 (GM):원래 지엠이 세팅
해두는 거지
추벡.:
저느.ㄴ
후후.
오셧구뇽?
해주세요.
추벡.:버전.
ㅋㅋㅋㅋㅋㅋㅋ
벅규 (GM):ㅋ 일단
운부터 굴려야댐
추벡.:
rolling 3d6*5
(
2
+
6
+
1
)
*5
=
45
벅규 (GM):오옹
추벡.:
아야세쥰
같은데
벅규 (GM):대체 어디가
60
이욜?
추벡.:이욜. ㅋㅋ
여친을버리고죽다니
벅규 (GM):운 적어주시구요
추벡.:운만좋아졋군
벅규 (GM):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추벡.:밥풀이지금
자기놓고컴봐서
개빡침
벅규 (GM):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밥풀아. 지금 중요한 거 하는중이다.
추벡.:나근데한
5시쯤
그.
명절
이슈로
갑자기불려갈
추벡.:슈도잇어
ㅋㅌ
방금연락
받음
추벡.:
벅규 (GM):
ㅇㅋ
추벡.:ㅇㅇㅋㅇㅋ
너편할때
ㄱ ㄱ
벅규 (GM):그럼 슬슬
가보자
오랜만에 왜케 떨리냐?
ㄷ ㄷ ㄷ
추벡.:ㄷ ㄷ
과연.
캐입가능할까
:ㄱ ㄱ ~
추벡.:근데
이거어케굴리지
:한 번 시험삼아 돌려보죠?
시트 함 눌러봐 기능치
추벡.:안눌
리느데요
:아 그거
위에 편집모드
끄세용
(To GM):

스즈카 유이

drive auto

보통

실패
44 vs.40
추벡.:오우
:와 미친
이거 왜케
간지나게 바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추벡.:멋진데
ㅋㅋ
(To GM):

스즈카 유이

ride

보통

실패
7 vs.5
추벡.:쥰! 내가
구하러갈개! 1
다그닥다그닥. ㅋㅋ
:
갑싀다!
추벡.:ㅇㅋ현역커뮤러의어휘력을보여주마 .ㅋㅋ
캐릭터:유이
--------------------------
해가 저문 사막과 홀로 남은 당신.
드물게 자리한 가로등은 간신히 당신의 눈앞을 밝혀내고, 그마저도 금이 가 불규칙적으로 깜빡입니다.
어디를 둘러봐도 앞으로는 몰려오는 어둠이, 뒤로는 물러나는 여명이 자리합니다.
바닥난 연료와 펑크난 타이어가 이 하이웨이에 당신을 옴짝달싹할 수 없이 묶어놓습니다.
나아갈 길도, 돌아갈 길도 까마득하기만 합니다.
방법이 없네요. 누군가가 오기를 기다리는 수밖에는요.
그때,
멀리서 배기음과 함께 익숙한 헤드라이트가 반짝입니다.
당신을 향해 달려옵니다. 마침 기적이라도 일어난 것처럼요.
점차 거리는 좁혀지고,
눈이 멀어버릴 것 같던 빛에도 점차 눈이 익어갑니다.
그가 다가옵니다.
미지의 히치하이커를 기다려 당신을 맞이하러 온,
어제 죽은 쥰이.
Stay up All Night-
차는 당신을 발견하고 멈춰섭니다.
아야세 쥰:(창문을 내리고는) 유이?
스즈카 유이:............쥰? (잠깐 숨을 들이켜쉬다가) ...(뒷걸음질 치면서) ..내가 꿈을 꾸나..~?
벌써 꿈에 나와주다니 쥰은 역시 상냥하구나, 하하... (어쩐지 초점이 흐리다..)
아야세 쥰:(비슷하게 반신반의하는 표정으로 유이를 본다.)
(유이 뒤의 고장난 차를 보고는) ...차가 고장난 건가?
하긴, 유이 네 운전실력으론... (알만하단 표정을 짓는다.)
스즈카 유이:....아, 응. (현실파악이 안되는듯 머뭇거리다 이어지는 농담에 발끈하는듯) 내 운전실력이 어때서! (이전이라도 돌아간듯 갈라진 목소리톤이 올라간다.)
..(꿈인건가.. 싶어서 조금 다가가본다. 뺨에 손을 얹어보면 따뜻한가?)
아야세 쥰:(익숙한 반응에 큭큭 웃는다) 그렇게 발끈해도 돼? 차 얻어타야하는 입장이?
만져본 뺨은 따뜻합니다. 마치... 살아있는 것 같네요.
스즈카 유이:(만져본 뺨이 따뜻하면 와락 어깨 끌어안고선) 헤, 태워주셔서 감사함다~ (그러고선 떠올려본다. 사실 쥰이 죽었던 일이 엄청 생생한.. 꿈이 아니었을까? 그도 그럴것이, 여전히 따뜻하지 않은가.)
..그런데 이 고장난 차 어떡해?! 버리고가? (헉..)
아야세 쥰:(와락 끌어안는 유이에, 감각을 가늠해보다 같이 안는다) 흠... 돈 받아야하는 거 아닌가 몰라, 운전료. (고장난 차를 보고는) 가망이 없으니 어쩔 수 없지. (어깨를 으쓱인다)
스즈카 유이:(한참 어깨에 머리를 푹 파묻고 있다가 얼굴을 확인해 보곤 실없이 웃어보이고선) 원랜 안받았으면서! 그 사이 어쩌다가 이렇게 쪼잔해지셨대! (어깨 손가락으로 쿡 찌르고선) 아하.. 원해 쫌생이 쥰이였지..~?
아야세 쥰:(큭큭 웃으며 옆자리를 손짓한다.) 수다는 가면서 떠시죠, 선생님. (쫌생이란 말에 눈을 가늘게 뜨고는) 스읍, 나 운전사라니까?
스즈카 유이:(옆자리에 후다닥 타고선) 네에~ (이어지는 말에 잠깐 말없이 쳐다보다가) 응. ..운전 조심해야지. 다치면 싫어.
아야세 쥰:(키득거리며 시동을 건다.)
당신을 태운 차는 잠시의 망설임 없이 도로를 따라 굴러갑니다.
고개를 돌리면 쥰의 얼굴은 어둠에 가리어 보이지 않습니다.
헤드라이트는 음산하고, 지나가는 차는 한 대도 없이,
끝없이 흘러나오는 음악과 희미한 배기음만이 정적을 메웁니다.
고요합니다. 한없이.
:차 안에서 다양하게 행동할 수 있습니다. 말을 걸거나, 둘러보거나 등등.
스즈카 유이:(차 둘러보며) 열심히 운전하는 아야세쥰에게 먹일 간식이..~
(이리저리 열어봄)
뒷자리나 수납박스 등을 열어보면 익숙한 소지품들이 보입니다.
담배, 서류박스, 야근에 자주 시달린 탓에 대비용으로 둔 몇가지 여분 옷가지….
쥰의 소지품이 즐비합니다.
예전에 둘이서 찍었던 폴라로이드 사진도 구석에서 보이네요.
문득 실감이 납니다.
정말로 쥰이구나.
스즈카 유이:(폴라로이드 사진 집어보다가 잘 가려져 보이지않는 옆얼굴만 빤히 쳐다본다.)
쥰..~ 어디 가는중이야?
아야세 쥰:(기척을 느꼈는지 흘긋거리나, 말을 거는 유이에) 글쎄... 나도 모르지. 나도 우리가 있는 곳이 어딘지 모르는지라...
뭐 일단, 직진해보는 거지.
조금 더 이야기를 하며 뒤적거리다보면, 흰 국화 한 송이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에너지바 몇 개도 보입니다.
스즈카 유이:(웬 흰 국화?.. 싶어 들어서 좀 쳐다보다가)
(에너지바 뜯어서 쥰 입에 넣어준다.) 기사님 택시비~ (헤헤 웃고선)
아야세 쥰:(들이미는 에너지바를 입에 물고는) 참나, 이거 내 차에 있던 거 아냐? (다시 앞을 바라본다.)
국화는 생생할 뿐 별다른 게 보이진 않습니다.
스즈카 유이:내가 먹여주면 내가 주는거지~ (자기도 우물우물 씹어먹으면서) 계획없이 직진하다니 어쩐지 제가 아는 아야세쥰씨 같진 않으심다~ (빤..)
아야세 쥰:계획도 뭐, 보이는 게 있어야 세우는 거지 이렇게 광활한 사막에 떨어져서야 일단 도로를 따라가는 수밖에 없지요, 스즈카씨? 그래도 일단 도로를 따라가다보면 시설이란 게 나오지 않겠어.
스즈카 유이:그래도 같이 있으니까 좋다, 그치이. (뭔가 계속 불안한듯 창밖만 쳐다보다가) 사막에서 쭉 못나가면 좋을텐데-. (꿈 깰것같다는 말은 뒤로 삼키고선)
아야세 쥰:(유이 말에 창을 보는 유이 옆모습을 흘긋거린다.) ...그러게. 같이 있으니까 좋네. (조금 말을 띄우다) 그래도 여기에 게속 있을 순 없지 않겠어.
유난히 어두운 밤입니다.
창 밖의 하늘을 올려다봐도, 도로를 살펴봐도 헤드라이트가 비추지 않는 바깥은 이상하리만치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달이 떠 있지 않은 탓일까요?
...앞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시원하다 못해 서늘하기까지 합니다.
가로등 없는 도로를 한없이 달리다 보면,
'진입 금지'라 적힌 붉은색 표지판이 우리를 막아섭니다.
더 나아가지 말라는 듯.
:멈추나요, 지나치나요?
스즈카 유이:(쥰 쳐다보고선) 가지 말라는데?
근데 이러고 있으면 딱히 향할곳도 없으려나..~ (표지판 너머 보다가)
아야세 쥰:(유이 말에) 표지판 나도 봤어. 오케- (서서히 브레이크를 밟곤 파킹으로 돌려놓는다)
순순히 속도를 줄여 도로 한 가운데 멈춰 서면, 시야 끝자락에 무언가 희끄무레하게 걸쳐옵니다.
저게 뭘까요?
스즈카 유이:으응?
아야세 쥰:...뭔가 보이는데? (눈을 부라린다)
스즈카 유이:(야구선수의 초절정 시력으로 한번 빤히 봐본다.)
:희끄무레해서 잘 보이지 않습니다. 가까이 다가서야 정체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스즈카 유이:(쥰 쳐다보다가) 기다리고 있을래? 내가 보고올게.
아야세 쥰:날 무슨 겁쟁이로 알고 있네... (어이없는 얼굴로 안전벨트를 끌른다) 같이 가.
스즈카 유이:내가 지켜주려고 해도 분위기를 못 타! (네 손잡고 불만스레 툴툴거리며 향한다.)
아야세 쥰:참내, (실없이 웃고 손을 같이 쥔다.)
조심스레 걸음을 옮기면 모습을 드러낸 것은 문이 열려있는 차량의 모습입니다.
기이한 일입니다. 이렇게나 당신이 타고 온 것과 똑같이 생길 수 있나요?
다른 점이라면 범퍼가 사정없이 구겨져 있다는 것 뿐이겠죠. 마치 사고가 나기라도 한 것처럼.
`운전석은 에어백으로 가득하고, 뒷좌석의 문은 열리지 않습니다.
그나마 뒷부분은 멀쩡하네요. 갖다 박기라도 한 모양입니다.
그런데, 어디에?
스즈카 유이:....! 이거 내 차아냐? (헉.. 하는 얼굴로 쥰 쳐다본다.) 이래서 부서졌구나!
:표시된 글자는 조사할 수 있는 스폿입니다.
아야세 쥰:엄청난데.
스즈카 유이:(차량 살펴보며) 할부금 다 갚아서 다행이다! (다행인건지)
아무리 살펴봐도 당신의 것과 닮아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비단 차종만의 문제가 아녜요. 그러니까,
더 가까이서 들여다보자면……
:<관찰력> 판정.
(To GM):

스즈카 유이

spot hidden

보통

실패
92 vs.65
색깔까지도 똑같아 그런 걸까요. 계속하여 살펴본다면 어딘가 달라 보이는 것 같기도 합니다.
타이어가 펑크난 것을 보니, 아무래도 이것이 사고의 원인인가 봅니다.
스즈카 유이:(번호판도 똑같나?)
:번호판을 보면 난생 처음 보는 글자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어쩐지 계속 보고 싶진 않군요.
스즈카 유이:...? (고개 갸우뚱 기울다가) 남의 차였나..~? (그렇게 중얼거리고선 범퍼 살펴보러간다.) 엄청 엉망진창이야!
범퍼와 차량의 앞부분이 사정없이 구겨져 있습니다. 험한 꼴이네요.
부딪혔다기 보다는, 누군가 찌그러뜨린 모양새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수리 보다는 폐차의 운명 같아요.
아야세 쥰:(절레절레 고개를 흔든다. 글렀다는 듯...)
스즈카 유이:엄청 못된사람이 지나갔나봐..~ (운전석 열어보며)
에어백이 터져 운전석을 한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핸들은 정방향을 향한 상태입니다.
계기판을 본다면 깜빡이부터, 사이드 브레이크와 안전벨트 경고등까지. 모든 종류의 신호가 켜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기름은 바닥난 상태네요.
사고가 난 이유를 알 것도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당신이 사고가 난 이유는 무엇이었죠?
:<지능> 판정
(To GM):

스즈카 유이

intelligence

보통

21 vs.40
스즈카 유이:(나...지능캐?!)
쥰, 나 똑똑해진 기분이 들어!
아야세 쥰:착각인 거 아냐?
(To GM):

스즈카 유이

bonus / penalty

6
스즈카 유이:(아이거뭐야잘못눌럿어요)
불현듯 이상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공기압은 정상이었고, 도로에는 아무런 크랙도 없었고, 심지어 기름도 넉넉했었는데요.
타이어가 펑크가 났었나? 기름이 다 떨어졌었나?
아무래도 사고의 순간이 흐릿합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쥰의 차를 올라탄 채였다는 것 밖에는요.
다분히 부자연스러운 흐름입니다. 그렇대도 기억해 낼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지만.
스즈카 유이:(하하..~ 역시 이쪽이 꿈인걸까나~ 하고 웃으며 뒷부분 살펴보러간다.)
앞부분과는 달리 상당히 양호한 상태의 뒷부분입니다.
트렁크를 열어보면 국화꽃이 한가득 차 있습니다. 하필이면……
아야세 쥰:오, 국화.
스즈카 유이:차 주인이 엄청 악취미인가보네....~ (트렁크 휙 닫아버리고선)
이 차 이상하다!
아야세 쥰:(으쓱이며) 뭐 확실히 기묘하긴 하네. 내 거랑 차종도 똑같고.
스즈카 유이:쥰은 안이상해! (네 팔 퍽 두드리고선)
아야세 쥰:아야,
스즈카 유이:여기 계속 서있을거야? (빤히 보다가)
...아파? (콩눈 됨)
아야세 쥰:그야 네 손이 보통 맵냐. (으쓱이며) 볼일 더 없으면 다시 가던 길 갈까
스즈카 유이:(울상 지으며 네 팔 팍팍팍 문질러주다가) 아까 그 표지판 너머로?
아야세 쥰:뭐, 달리 갈 곳이 없으니까. (문질러주는 거 그대로 받으며)
갈까? (턱짓으로 타고온 차 가리키며)
스즈카 유이:그래, 나만 따라와 쥰~ (그러고선 조수석에 탄다. (ㅋㅋ)
아야세 쥰:(ㅋㅋㅋㅋ)
당신과 쥰은 다시 차에 올라탑니다.
붉은색의 표지판은, 어라?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어둠에 가려 잘못 보았던 것일까요?
아야세 쥰:...기묘허네.
차는 다시 어두운 도로를 한참이나 달려 나갑니다.
스즈카 유이:얼레?
잘못봤나..?
대화를 이어가지만 여전히 의문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곳은 기묘한 공간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마치 어제 죽은 쥰이 있는 것처럼.
또다시 얼마나 멀리 와버린 걸까, 불길한 신호음이 밤하늘을 울립니다.
아야세 쥰:이런... (곤란한 얼굴로 계기판을 본다)
노란색으로 빛나는 주유 경고등을 볼 수 있습니다.
스즈카 유이:우왓, 기름없어? (쥰 쳐다보다가)
트렁크에 여분 없나?
다행이도 오래 지나지 않아 주유소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때마침 엔진이 탈탈거리며 간신히 그 앞에 멈춰 서는군요.
좋아해야 할지, 말아야할지……
어쩔 수 없네요. 이참에 잠시 쉬었다 갈까요?
스즈카 유이:살았다, 쥰!
나덕분이지~? (뭐가)
아야세 쥰:뭐가... (대사충실)
스즈카 유이:오래 운전하느라 힘들었지! 내가 해도되는데~ (쥰 어깨주물주물조물주물)
내가 할까~? (쿠궁~)
아야세 쥰:됐네요, 불안해서 차 찌그러뜨린 사람한테 운전대 맡길 수가 있어야지.
일단 기름이나 충전하자고. (안전벨트를 풀고 차에서 내린다)
스즈카 유이:아저씨~ 가득이요~ (후다닥 따라내림)
방금 뭐라고 했어?! (눈썹 올라감)
아야세 쥰:(으쓱이며 오른채 하고는 후다닥 걸음을 옮긴다)
판판한 지붕 아래 주유기만 덩그러니 자리한 크지 않은 아담한 주유소입니다.
오가는 사람이 없는 탓인지 직원도, 다른 차량도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천장 아래 다닥이 달린 불빛이 텅 빈 주위를 밝힐 뿐입니다.
그러고 보니 아무것도 없는 것은 아니군요.
스즈카 유이:oㅇ(장사 힘들겠네)
`주유기 옆에는 시동이 꺼진 한 대가 서 있습니다.
주유소의 바깥, 가장자리에 딸린 간의 편의점은 행색만 갖추고 있는 꼴입니다.
쥰은 그 사이 주유구를 열고 기름을 넣기 시작합니다. 다시 출발하려면 시간이 깨나 걸릴 듯합니다.
:그 사이에 주유소를 살펴볼까요?
스즈카 유이:(주위 둘러보며) 근데 이동네는 엄청~~ 조용하네?
좁은 헤드라이트의 시야를 벗어나니 이제야 좀 숨통이 트이는 기분입니다.
단지 불빛이 늘어났기 때문이 아녜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던 주변이 이제야 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으니까요.
여전히 우리는 끝없는 사막을 달리는 중인가 봐요.
해는 뜨지 않았고 달도 없지만, 그 대신 하늘을 끝없이 수놓은 것은 점점이 찍힌 별빛들입니다.
이렇게나 찬란한 밤하늘인데, 왜 조금 전까지만 해도 전혀 보이지 않았을까요?
아쉬운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스즈카 유이:(하늘 잠시 올려다보다가) 쥰은 그러고보니 안배고프려나~ (간의편의점으로 총총총)
구색을 갖출 뿐인 듯한 편의점이지만, 없는 것보다야 낫겠죠.
훤한 유리창 너머는 어두워 잘 보이지 않습니다. 문을 닫은 듯합니다.
스즈카 유이:(문열어본다. 열리나?) 저기여~ 아무도 없슴까?
:문은 열리지 않습니다. 다만 <열쇠공>으로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To GM):

스즈카 유이

locksmith

보통

실패
2 vs.1
스즈카 유이:(행깎 1합니다. ㅋㅋ
(To GM):

스즈카 유이

luck

보통

실패
80 vs.45
스즈카 유이:(...)
(잘못눌렀어요)
:(그와중에 실패 어쩔거임)
어떻게 문을 만지다보니 달칵,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립니다.
내부에 들어서면 있을 만한 건 있고, 없을 만한 건 없는 평범한 편의점입니다.
:보는 눈도 없으니 돈을 내지 않고 나올 수도, 양심적으로 카운터에 돈을 두고 나올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오히려 돈을 더 가지고 나오거나……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습니다.
스즈카 유이:(주섬주섬 이거저거 챙긴다.) 이거는 쥰이 피우는 담배고~ 이거는 쥰이 좋아하는 아저씨들이 먹는 과자랑~배고프려냐? (삼각김밥따위의 것들도 챙기고..) (지갑을 주섬주섬 뒤저 1만엔정도 놓고 나온다!!) 감삼다~~
:(1만엔이나 놓는 거냐!)
유이는 이것저것 주섬주섬 챙겨 편의점을 나옵니다.
스즈카 유이:(한바가지 들고 여기저기 쳐다보다 시동이 꺼진 차 구경하러간다.)
근데 누가~~ 차를 버리고간거야?
노란색의 깨끗한 차체가 누가 보더래도 신식의 것입니다.
안을 들여다보면 조수석에서 잠을 취하고 있는 운전자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버린 게 아니군요.
스즈카 유이:엇?
(창문 두드린다)
아저씨~
뭐하세요~?
문을 두드려도 깨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꽤 피곤했던 모양이에요. 이렇게나 곤히 자고 있으니.
아야세 쥰:(문을 두드리는 유이를 보며 다가온다) 무슨 일이야?
스즈카 유이:쥰! (쥰 옷 잡아당기면서 차 안 보여줘)
사람이 있는데?
아야세 쥰:으잉? (잡아당기는 거에 끌려와선 힐끔 본다) 그러게, 사람이네.
그러고있자, 그제야 인기척을 느낀 것인지 운전자가 눈을 뜹니다.
운전자:(문을 열고는) 누구쇼? 남의 차 앞에서 이렇게 두리번두리번 거리고 말이야.
스즈카 유이:엇~ 안녕하심까!
그게~ 여기 사람이 너무 없어서! 이상하더라고 말이죠~
아저씨는 뭐하고 계셨슴까? 이동네 잘알아요?
운전자는 당신이 말을 해도 시큰둥하게 있습니다.
피곤한 걸까요?
스즈카 유이:아저씨 졸린걸까?
(아저씨 쿡쿡 찌름)
아야세 쥰:(크흠) 음 글쎄, (이번엔 제가 말을 걸어본다) 저기, 여기 사람이 너무 없는지라 사람을 찾고 있었습니다만. 이곳을 잘 압니까?
스즈카 유이:아저씨~ 저희 나쁜 사람아님다!
운전자:(흘긋 보며) 갑자기 자는 사람을 깨워서 질문세례라니. (불쾌한 듯이 어깨를 으쓱인다)
나야말로 그저 주를 넘어가는 사람일 뿐이오.
스즈카 유이:여기 잘 모르시는검까?
주를 넘어서~ 어디로 갈건데요?
운전자:(유이가 쿡쿡 찌른 곳을 문지를 뿐, 유이의 말에 대답하지 않는다. 아니, 대답하지 않는 게 아니라... 어쩐지 무시를 하는 듯한 태도이다)
아야세 쥰:...어디로 가시는 길입니까?
:가족을 만나는 길이엇수다, 그게 그리 중요하오?
셋이서 대화를 하는 중인데도, 운전자는 쥰 만을 응시합니다.
스즈카 유이:(자기 얼굴 만지작 거리다가 ) 쥰~ 나 예의없어 보여~? (ㅠ ㅠ)
아야세 쥰:아니 그런 건 아닌 것 같은데...
운전자:(쥰을 의아하게 보며) 당신은 뭘 그렇게 혼자 중얼거리는 거쇼? 잠이 덜 깼나? (계속 유이가 건든 곳을 긁는다.)
스즈카 유이:아저씨가 뭘 많이 아는건 아닌가봐. 그래도 이 동ㄴ[에 사람이... 음?
혼자?
운전자는 한편, 기분이 나쁜 듯 손으로 두어 번 문지르고는 계속 그곳을 긁어댑니다.
계속. 계속. 계속.
쓸린 흔적에 쓸린 흔적이 덧씌워져, 상처가 나고 결국 피가 흐를 때까지.
아야세 쥰:(눈을 찡그리며) 저기, 아저씨?
쥰이 말리면 그제야 멈춥니다.
스즈카 유이:...아저씨, 저 안 보이심까? 아니, 저기 .. 그거 멈추십쇼! (손위에 제 손얹고선 황급히 막으려는듯)
팔을 타고 흐르는 핏물에도 달리 신경 쓰지 않습니다. 따가워하는 기색조차 없습니다.
소름 돋는 모습입니다.
유이가 말리느라 손을 올리면, 심한 정전기가 입니다.
그런 와중에 유이의 손에도 피가 묻어납니다.
스즈카 유이:...?
:이성 판정.
(To GM):

스즈카 유이

sanity

보통

실패
72 vs.50
:

아야세 쥰

sanity

보통

40 vs.50
유이 이성 -1
(To GM):

스즈카 유이

sanity

보통

실패
87 vs.50
아저씨에겐 더이상 말을 걸어도, 알아들을 수 없는 웅얼거림만 들려옵니다.
더 이상 의미 있는 대답을 들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아야세 쥰:(쩝..) 기분이 안 좋네.
스즈카 유이:...저 아저씨 이상함다.
갈래요.
(기분 나빠진듯 저벅저벅... 주유기나 마지막으로 살펴보러간다.)
돌아가는 길에 운전자를 흘끗 돌아보면, 그는 다시 조수석으로 돌아가 모자를 눌러쓰고는 잠을 청합니다.
한편, 무인으로 작동하는 주유기의 화면이 밝게 빛납니다.
하지만 이상하네요, 아무리 터치한대도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지를 않으니 말예요.
고장이라도 난 것일까요?
스즈카 유이:응?
고장났나?
쥰이 기름넣을땐 괜찮았어?
아야세 쥰:응? 난 잘 되던데. (화면을 대신 터치해본다.)
...그러자 화면은 수월하게 결제창으로 넘어갑니다.
아야세 쥰:되는데?
스즈카 유이:(갸웃?..)
나~ 기계치라서 그런거려나?
그러고 갸웃거리고 있으면, 어디선가 전화벨 소리가 들립니다.
쥰의 것입니다.
아야세 쥰:(휴대전화를 보고는) 잠깐, 전화 좀 받고 올게.
쥰은 전화를 받으러 자리를 뜹니다.
스즈카 유이:(덩그러니 남겨짐. . )
그에 문득, 생각난 당신의 휴대전화를 열어봅니다.
하지만 쥰의 것과 달리 당신의 것은 먹통이군요.
스즈카 유이:( !! 휴대폰 중독이없는 현대인 스즈카유이, 이제서야 휴대폰을 열어보다)
으잉?
고장났나!
오늘따라 기계들이 전부 나를 뒤로하는듯한.....(기시감을 느끼며)
전화나 문자도 먹통, 주유기 화면도 먹통...
뭐, 하지만 전자기기가 유이를 외면하는 건 하루이틀이 아니죠.
아야세 쥰:(돌아와서는) 이제 볼일도 끝났겠다, 차 타러 갈까?
스즈카 유이:웅..
아, 쥰 맞다! 편의점에서 이거저거 사왔어~
아야세 쥰:...그나저나 어디서 뭘 그렇게 사온 거야? (한보따리 짐을 쳐다보며)
스즈카 유이:쥰 줄 담배랑 ~
쥰이 좋아하는 아저씨들 먹는 과자랑~
삼각김밥! (내밀고선 헤헤~)
아야세 쥰:아저씨들 먹는 과자라니. (발끈)
스즈카 유이:아저씨잖아!
아야세 쥰:나 아직 이십대야.
스즈카 유이:흐흐흐..그 대사 엄청 아저씨 같다1
아야세 쥰:(째릿... 흘겨보며 담배를 먼저 꺼내간다) 나랑 세 살 차이면서.
스즈카 유이:중요한건 나이가 아니라~ 태도!
쥰은 이미 30대의 길을 걷고 있어. (과자 꺼내 담배보다 먼저 네 입에 물려주고선)
이제 기름이 있으니까 더 갈 수 있겠네~
아야세 쥰:됐네요, 그래도 30 되려면 아직 2년은 있어야하거든? (그런 이야기를 하며 조금 착잡한 표정으로 유이를 본다.) 뭐... 넌 어쩔런지 모르겠다만.
(과자를 물려주는 손에 한숨 쉬며 담배를 주머니에 집어넣고는 조금 복잡한 얼굴로 유이를 본다.) 그래, 가던 길 계속 가야겠지. (그러고는 운전석에 오른다.)
스즈카 유이:나는 쥰보다는 한참 남았는데~ (실실 웃다가) 왜 그런 얼굴이야? (조수석에 앉고선 옆얼굴 빤히 본다.) 어디 가기 싫어?
아야세 쥰:(고개를 살살 저으며) 30대가 멀지 않아서 그렇다 어쩔래~ (스즈카 이마에 딱밤 놓고는) 가자, 가. (시동을 다시 켠다)
주유를 끝마친 쥰은 어느새 운전석에 다시 올라타 시동을 겁니다.
주변은 여전히 고요합니다.
스즈카 유이:아얏
(이마 문지르고 얌전히 차에 타서 창밖이나 본다..)
그래도, 이렇게 대화를 하고 있자니... 이제는 인정할 수 있습니다. 당신 옆의 쥰은 분명 살아있는 사람이라고요.
왜인지,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건지, 이 모든 일에 대한 이유 하나 알 수 없어도,
어쩌면 상관없을지도 몰라요.
당장 당신의 옆에 그가 있다는 사실 하나만 있다면.
상념을 밀어내듯 바람이 당신을 한차례 휘감고 지나갑니다.
급작스러운 돌풍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강한 바람입니다.
창문을 열어놨었는지, 애초에 우리가 타고 있던 것이 지붕이 있는 차였는지.
머릿속을 어지럽히는 흩날림이 멎어갈때쯤 눈을 뜨면 당신과 쥰에게로 무언가 다가옵니다.
아니, 우리가 다가가는 것일까요. 이 또한 마찬가지로.
우리는 허름한 모텔에 도착합니다.
스즈카 유이:앗, 꼼짝없이 차에서 자야할 줄 알았는데!
간판의 알파벳이 떨어져 그 끝에서 덜렁거리고, 화려하게 빛나는 불빛이 깜빡거리는 건물이 도로변 한 가운데 덜렁 자리합니다.
꽤나 구식으로 보이는 외관 인테리어가 연식을 나타내는 것도 같아요. 아니면 빈티지를 지향하는 걸지도 모르죠.
스즈카 유이:좋은 호텔이네~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봄)
다이너를 겸하는 모양인지 건물이 꽤 커 보입니다.
그런데, 이 사막 한복판에요?
아야세 쥰:(차에서 내린다) 꽤 낡았는데.
주차장에는 처음 보는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대충 훑어보아도 신식은 아닌 듯합니다.
:<역사> 판정 가능.
(To GM):

스즈카 유이

history

보통

실패
79 vs.5
스즈카 유이:(난역사를몰라쥰)
아야세 쥰:(유이가 그럼 그렇지)
온통 각져있는 것을 보니 더 말할 것도 없이 올드카겠죠.
취향이 제법 독특한 사람인가 봅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면 눅눅히 젖어 든 나무 냄새가 흠씬 풍겨옵니다.
다크써클이 짙게 늘어진 주인은 당신을 흘긋 보더니 아무 말 없이 3번 방의 키를 내어줍니다.
묵는 곳이 어디든 무엇이 다르겠냐마는. 모텔 방은 밖에서 보았던 것과 별 다름없이 너절합니다.
난색의 조명이 밝혀오는 실내에는 브라운관 티브이와 소파, 퀸사이즈의 침대와 낮은 탁자가 좁은 방 안에 겨우 들어차 있습니다.
:자유행동이 가능합니다. 다이너를 가거나, 잠을 청할 방에 들어가거나, 등등.
스즈카 유이:(다이너로 슝~) 아직 안졸리지?
아야세 쥰:(피곤한 듯 하품하며 끄덕인다) 어엉. 괜찮은 거 같어.
다이너를 향해 별도의 건물로의 이동합니다.
벽에는 빛바랜 록밴드의 포스터가 틈 없이 붙어있고, 한켠에 설치된 주크박스에서는 쉴 새 없이 예스러운 노래들이 흘러나옵니다.
에나멜 가죽 소파와 그에 대비되는 흑백의 타일, 스테인리스 재질의 식탁이 특유의 다이너 분위기를 더합니다.
조명 때문인지 시야가 자꾸만 번져갑니다. 눈을 비벼도 도통 선명해지질 않아요.
마치 필름으로 비추는 것처럼……
쥰은 벌써 걸음을 옮겨 안쪽으로 들어가는 와중입니다. 어쩔 수 없네요.
자리에 앉으면 복고풍의 스타일을 한 종업원이 다가옵니다.
종업원: (메뉴판을 건네주며) 무엇을 시키겠어요?
당신과 쥰을 유난히 빤히 쳐다보는 것도 같습니다.
스즈카 유이:아~ 여기서부터 여기까지 다 주십셔! (왜 쳐다보는거지?)
아야세 쥰:(메뉴판을 같이 볼 수 있도록 펼친다.)
스즈카 유이:우리가 잘어울리나~?
아야세 쥰:.....(민망한 듯 붉히며) 부끄러운 소릴 참 잘도...
여기서부터 저기까지(?) 주문을 마치면 종업원은 떠나고, 이제야 한숨을 돌릴 수 있겠군요.
식당 안은 한적합니다. 텅 비어있다 말한대도 무리가 아닙니다.
이곳에는 당신과 쥰 뿐입니다.
창밖으로는 금방이라도 쏟아져 내릴 것 같은 밤하늘이 움직이지 않고 붙박여 있습니다.
:자유롭게 RP가 가능합니다.
스즈카 유이:(창 밖 빤히 쳐다보다가) 오늘 하루 되게 이상하다, 기계도 다 먹통이고~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보고 무시하고.
귀신이라도 된 기분이네. 하하, 비슷한 처지일 땐 오히려 안그랬는데~
아야세 쥰:(귀신이라는 말에 식시를 늘어놓던 손을 잠시 멈추다, 다시 계속한다) 그런가, 차라리 그게 더 설득력이 있을지도 모르겠네.
이런 공간에서 너랑 계속 이야기를 계속 하니까 뭔가 꿈을 꾸고 있는 것만 같달까. (턱을 괴고는 창밖을 쳐다본다)
스즈카 유이:사실 이게 내 꿈속은 아닌걸까 생각했는데. (어물쩡거리다 네 눈 마주보고선) 어떠려나..~
내가 아는 쥰은 갑자기 사라질 사람이 아니니까 여기가 진짜려나? (그냥 맥없이 웃고선)
아야세 쥰:...너한테 나는 그래? (물잔을 만지작거리며) 나한테 유이 너는 항상 갑자기 떠나는 사람이었는데. 항상... (만지작거리는 손가락을 멈추곤) 항상 그랬지.
넌 항상 나를 훌쩍 떠나더라고. 대비할 시간도 안주고. (어깨를 으쓱인다.)
스즈카 유이:.........내가 그랬었나. (머쓱한듯 볼 긁적이다 이어지는 말에 퍼뜩 고개들고선) ..이번엔 아닐걸.
아야세 쥰:이번엔?
스즈카 유이:대비할 시간을 줘도 난 적응 못했겠지만, .......훅 사라진게 누군데.
아야세 쥰:내가 언제 사라졌다고 그래? 이거 완전 적반하장 스즈카씨네~
스즈카 유이:쥰이 일찍들어온다고 했잖아. ..(바로 직전의 일이 떠오르는듯 눈살 찌푸리다가 이내 아무렇지 않은 낯으로 생글 웃어보이고선) 이제 내가 손 꽉~ 잡고있으면 되겠다.
쥰 길 안 잃어버리게~ (속닥) 밥먹을때도 놓지마~ 아야세씨!
아야세 쥰:(잡은 손을 보다가, 실없이 웃는다.) 너나 좀 놓지마. 말 좀 지켜보시라고요~ 어?
음식이 나오길 기다리다 보면, 어디선가 자꾸만 시선이 느껴집니다.
눈치를 살피면 불편한 기색인 건 쥰도 마찬가지인 듯 합니다.
:<민첩> 판정
(To GM):

스즈카 유이

dexterity

보통

실패
80 vs.60
단순한 기분 탓이었을까요? 여기에 우리와 식당의 직원들 말고 또 누가 있다고요.
주변을 둘러보면 분위기가 우리와는 영 딴판입니다.
이 레스토랑에는 드레스 코드라도 따로 있는 건지. 알 수 없네요.
아야세 쥰:(기분탓이었나 하고 어깨를 으쓱이곤 넘긴다.)
슬슬 배가 고파올 때즈음 느지막이 음식이 탁자 위로 놓입니다. 평범한 음식들이에요.
어딘가는 차갑고 어딘가는 따뜻한, 조미료가 감칠맛을 내는 일상의 메뉴.
눈앞에는 평소와 같은 쥰이 자리합니다.
기분이 이상하네요. 마치, 그가 어디에도 가지않았던 것처럼……
식사를 하다, 브라운관 티브이를 켜면 짧은 단편 영화가 방영되는 와중입니다.
주인공은 죽은 연인을 되살리고자 계속 과거로 돌아가지만, 결국 실패한다는 내용입니다.
화질이 영 좋지 않습니다. 소리도 먹먹하네요.
주인공: "…… 내일이면, 사라지는 거지?"
연인: "당신 얼굴 볼 수 있어서 좋았어."
더 이상 막을 수 없이 여명은 밝아오고 끝없이 이어질 것 같던 이야기에도 결말은 있어야만 합니다.
서정적인 음악과 함께 엔딩 크레딧이 올라옵니다. 그리고 이내 티브이는 꺼져버려 다시는 켜지지 않습니다.
오래된 탓에 고장이라도 나버린 걸까요.
그 즈음, 당신들의 식사도 마무리됩니다.
스즈카 유이:이 식당..~ 분위기가 영 이상하네?
아야세 쥰:아무래도, 요즘 보기 쉬운 식당은 아니네. 이건 뭐 고증이 철저하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호텔 주인이 보통은 아닌 것 같네.
스즈카 유이:나는 저런 옛날 영화보단~ 재밌는 영화가 좋더라. 건담 나오는거~ (네 손잡고 식당에서 나오며) 피곤해?
아야세 쥰:음? 뭐, 너무 많은 일이 닥쳐서 피곤한 것도 같고? (큭큭 웃으며 유이 손바닥 문질문질~ 한다.)
스즈카 유이:앗! 밖에서 이게 무슨짓이야. 변태 아야세 쥰! (능글거리는 척 쳐다봐) 방으로 들어가자고 이러는거지!
아야세 쥰:아~~! 참나. 진짜, 너 진짜 아저씨냐? (낯뜨거운 말에 면역이 없다) 뭐, 방으로 들어가도 싫진 않다만...(중얼)
스즈카 유이:아니, 아저씨는 쥰이고! (잡은 손 앞뒤로 붕붕 흔들며 걸음 옮겨) 거봐, 안싫어하면서!
아야세 쥰:...정말 너한텐 못 당하겠다. 새삼 스즈카 유이 맞네, 싶다~ (여전히 화끈거리는 얼굴로 끌려가듯 유이를 따라간다)
스즈카 유이:내가 스즈카 유이가 아니면 누구야~? (방문 벌컥 열고선 오~ 잠깐 탄성짓고선) 방 좋다~
둘은 객실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사람은 두 사람인데 왜 침대는 하나뿐인 걸까요?
한 사람은 넉넉하게, 두 사람은 겨우 누울 수 있을 것 같은 크기입니다.
소파 위에는 담요가 정갈히 개어진 채로 놓여있습니다.
아야세 쥰:...흠.
스즈카 유이:분위기 제대로 잡게 하는걸~ (침대에 푹신~ 이러고 누움)
아야세 쥰:어이, 아저씨. 좀 비켜보세요. (유이 툭툭 밀치며 피곤했다는 듯 옆에 풀석 눕는다.)
스즈카 유이:(네가 옆에 풀썩 누우면 품안으로 파고들어가) 나도 피곤해~
같이 누우니까 좋다, 그치..~ (이마 맞대고선 실실 웃어)
아야세 쥰:(품안에 파고드는 유이 한껏 안고는) 그러게. 진짜 현실감이 없네.
자고 일어나면, 꿈이라던가. 그런 건 아니려나.
스즈카 유이:(네 말에 기억하기 싫은게 떠오르는듯 등을 끌어안은 팔에 잠시 힘이들어갔다가
).... 꿈인건 싫은데.
이번엔 진짜 갑자기.. 어디 가면 안돼? 내가 계속 꿈에서 안깨도 좋으니까?.. (빤히 보다가) 그럼 자지 말아야겠다. (하지만 벌써 졸리다..)
아야세 쥰:(빤히 보는 유이 눈 가만히 마주치다, 뺨을 쓸어올리며 만지작거린다. 뺨을 기대오던 그때를 떠올리듯 기억을 가늠한다.) 그렇게 얘기하니까 나도 어쩐지 자고싶지 않은 기분이네. (유이 품안에 넣고 꽉 안는다.)
스즈카 유이:왜 갑자기 엄청 소중하게 대해주는..~ 기분이지? 무슨 날인가? (눈 반쯤 깜빡거리다 네 등 마주 토닥이고선) 그럼 자지 말자, 계속 얘기하다가 내일 되어도 또 깨어있고... (졸린듯 목소리 웅얼웅얼)
아야세 쥰:난 항상 소중하게 대했는데, 유이 넌 몰라도... (같이 졸린지 눈 끔벅거린다. 토닥거리는 손에 점점 잠이 오는 듯 목소리도 잠긴다.) 계속 깨, 있으면, 되지 않을까...
(이내 수마에 빠져든다.)
두 사람은 이내 잠에 빠져듭니다.
그렇게 모텔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일어납니다.
온몸이 결리고 뻐근합니다. 하긴, 이런 곳에서 편한 잠자리를 기대하는 건 말도 안 되겠죠.
악몽을 꾸지 않은 것이 어디인가 싶기도 합니다.
그래도 잠에서 깨어봐도 당신의 옆에는 여전히 어제 죽은 그 사람이, 오늘은 숨을 쉬며 살아있습니다.
꿈이 아니라는 것이겠죠.
스즈카 유이:..! (깨어나 쥰 얼굴 이리저리 확인해보고 와락 다시 끌어안는다.)
아야세 쥰:윽, (와락 안는 유이에) 뭐야, 무슨 일이야?
스즈카 유이:... 아니. (그냥 머쓱한듯 웃다가) 좋은 아침이라고.
쥰이 오늘도 내 손 잡아줘서 다행이다, 그치~ (네 손잡고) 잠깐! 내 얼굴 지금 부었나! (늘 대충 그런느낌이다.)
아야세 쥰:(요란스럽게 구는 유이 보다, 잡은 손 보다, 막 잠에 깨서 얼떨떨한 얼굴로 유이를 보다 큭큭 웃는다.) 얼굴 엄청 띵띵 부은 거 같기도... (놀리듯이 부러 말한다.)
좋은 아침, 유이. 다행히 꿈은 아니네. (식 웃는다.)
스즈카 유이:엇, 그럴땐 예쁘다고 해야지! 쥰은 여자마음을 하나도 모르는구나! (그냥 실없는 소리만 하다가) 내일도 꿈이 아니겠지? 모래도.. 그 다음날도-...
잠깐 의심했거든. ..내가 쥰한테 돌아온것부터 꿈이 아닐까 하고. ..(손 마주잡고선 온기 확인해본다. 여전히 따뜻하다.) 뭔가 조금 이상한 것 같지만, 이게 현실이면 상관없어.
아야세 쥰:(씅내는 유이에 키득키득거리다가) 그랬으면 좋겠네. 네가 돌아오는 게 진짜라면... 나는 항상 기다리잖아.
네가 언제 떠나도.
스즈카 유이:그러니까 떠난건 쥰이래도. (제 입장에선 그랬다. 배를 타고 떠나러갔을 쥰의 뒷모습을 떠올려보다가 결국 다시 찾으러 온 그 모습을 생각하면..) 으응, 그래도 결국 매번 쥰이 와주는구나.
그럼 어쩔 수 없이 믿을수밖에 없겠네! (기지개 쭉 펴고~) 오늘도 그럼 힘찬 하루를 시작해볼까!
뒷정리를 끝마치고 밖으로 나오면 여전히 바깥은 어두컴컴합니다.
해가 뜨지 않은 것인지, 해가 뜨고 다시 져버린 건지, 우리가 영원한 극야의 밤을 달리고 있는 건지……
별빛이 희미합니다.
어쩌면 거의 다 온 것일지도 몰라요. 그 끝에 무엇이 있는지는 몰라도.
그럼, 다시 출발할 시간입니다.
몇 번의 정차와 몇 번의 출발을 반복한 건지. 점점 모든 것이 익숙해집니다.
눈을 감은 것과 별반 차이가 나지 않는 하늘도, 어디까지 온 건지 알 수 없는 이 도로도,
숨 쉬지 않아야 함이 마땅한 쥰이 당신의 옆에 있는 것도.
어쩌면 그의 죽음이 잠깐의 꿈이었던 건 아닐까요.
사실은 이 순간이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일지도.
하지만 이 하이웨이는 도무지 끝을 내어줄 생각을 않습니다.
갈래길도, 이곳을 벗어날 여지도 주지 않은 채 도로는 앞으로만 일직선으로 뻗어있을 뿐입니다.
스피커에서는 같은 노래가 반복되고, 당신과 쥰도 슬슬지쳐갑니다.
우리, 저 절벽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건가요 떠나가고 있는 건가요.
진입 금지 표지판을 지나쳤나요. 원래 있던 표지판이었나요.
도무지 분간할 수 없습니다. 모든 것이 흐릿해요.
상념에 빠져있던 그 순간,
쥰이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습니다.
몸이 앞으로 쏟아집니다.
:유이, 탑승할 때 안전벨트를 했나요?
스즈카 유이:(네!)
흔들리는 몸은 안전벨트가 꽉 잡아줍니다.
그나저나 이게 무슨 일이람.
한편, 쥰의 얼굴을 보면 시선을 한 곳에 못박은 채 굳어있습니다.
굳어버린 그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서진 차가 서 있습니다.
다름 아닌, 스즈카 유이로 보이는 사람과 함께.
:산치 체크.
(To GM):

스즈카 유이

sanity

보통

실패
76 vs.49
:이성 -1D3
스즈카 유이:2
:이성 2 감소됩니다.
스즈카 유이:......쥰,저거 나 아닌거 알지? 나 여기 있잖아. (네 시선이 굳으면 눈을 가려주며 당황한듯 바깥에 시선을 두며)
아야세 쥰:(가려주는 유이 손에 눈을 찌푸리다, 이내 유이 손을 내리고는 앞의 유이와 조수석의 유이를 번갈아 본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군...
:차에서 내리나요, 지나치나요?
스즈카 유이:지나가자. ... 둘다 피곤해서 잠깐 헛것을 본 것 같아. (네 옷자락 잡아당기며 고개 저어)
아야세 쥰:(게속 번갈아보다, 그런가, 피곤한 건가... 하고 다시 시동을 켜고 지나친다.)
그 순간,
의문의 히치하이커는 겁도 없이 달려 나가는 차 앞으로 뛰어듭니다.
아야세 쥰:?!?!
또다시 차량은 급정거합니다.
스즈카 유이:..?
아야세 쥰:...일단 내려볼까? 길을 비켜줄 생각이 없나 본데. (유이 손을 잡고 안심시킨다.)
스즈카 유이:(고개 끄덕이고선 상대 확인하려 내려)
두 사람이 차에서 내린다면 유이는……
그러니까, 갑자기 마주하게 된 또 다른 유이는……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습니다.
스즈카 유이?:쥰? 쥰이야? (쥰을 보고는 퍽 놀란 듯 군다.)
스즈카 유이:.........?
아야세 쥰:(혼란....)
스즈카 유이:(눈 크게 뜨고 일단 쥰 팔짱끼고 제쪽으로 당긴다..)
아야세 쥰:...그, 유이야? (새로운 유이를 보며 경황이 없는 듯 묻는다.)
스즈카 유이?:보면 몰라? 쥰은 바보네... (가슴을 땅땅 치며) 스즈카 유이, 인 게 당연하잖아?
스즈카 유이:......아니, 유이는 난데? (저거 뭐지?... 황당해서 쳐다본다.)
스즈카 유이?:나도 유이인 걸?
음, 근데 나랑 얼굴이 똑같은 사람을 본다는 거, 뭔가 기분 나브네...
스즈카 유이:에? (벙쪄서 쳐다본다.)...그, 그렇겠죠?..
저,저는 그렇게까지 기분나쁘지는..............음........(쥰한테 어떻게해...~?!!! 라는 얼굴로 휙 쳐다봐)
아야세 쥰:(당황스럽기는 매한가지...)
눈 앞의 또 다른 사람은, 당신과 무엇 하나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없습니다.
외모도, 말투도, 성격도, 당신을 구성하는 모든 것이 그와 동일합니다.
스즈카 유이?:아니, 근데 이럴 때가 아냐, 나 빨리 태워주면 안돼? (조급한 듯이 군다.)
스즈카 유이:에,예?
타서 뭐하려고요?..
스즈카 유이?:(손을 꽉 쥐며) 쥰이 쓰러졌대서, 폭발이, 그러니까…
몰라, 쥰이 큰일에 휘말려서… (차마 죽었다는 말을 입에 올리지 못하는 모습이다.)
스즈카 유이:.................
흔들리는 시선을 마침내 무너뜨리는 것은,
스즈카 유이?:태워줄 거죠?
새로운 유이의 목소리입니다.
스즈카 유이:쥰은 여기있는데요. ..
그러니까 , 폭발같은거에 휘말리지 않고. 제대로 여기에.. (쥰 손 꼭 잡고)
아야세 쥰:(꼭 잡는 유이의 손짓에 유이를 쳐다보다, 둘의 대화에 혼란이 더 가중된 느낌이다.)
스즈카 유이?:글쎄, 얼른 가야 한다구요...!
그도 우리를 의심스러워하는 기색은 마찬가지 입니다.
하지만 의지할 곳은 당신들 밖에 없습니다.
스즈카 유이:그럼 여기있는 쥰은 뭔데요?.. (저쪽이 하는말을 인정하고 싶진 않은지 방어적인 기세이다.)
스즈카 유이?:그치만, 그치만... (퍼뜩 고개를 들고는) 그치만 우리도 둘이잖아요, 아, 암튼 급하다구요! 쥰이, 쥰짱이... (조금 울먹임이 묻어나는 것도 같다)
스즈카 유이:......가면 쥰이 살아요?.. (혼란..)
스즈카 유이?:.....(어두운 얼굴로 고개를 그저 숙인다. 아마, 당신이 알고 있는 것과 비슷한, 도는 같은 연락을 받았을지도.)
스즈카 유이:...........(쥰 끌어당기고선) 태워다 줘야하나?.. 아니, 가서 확인해봐야. ..
..(그러다 퍼뜩 무언가 떠올린듯 쥰을 당긴다. 꿈인지도 현실인지도 확실하지 않은 세계에서 저쪽의 쥰을 마주하면 이쪽은..) .....죄송함다. 저희가 도와드릴 수 있을지 잘 모르겠어서. ...... (혹여나 쥰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차로 다시 쥰을 끌고가)
스즈카 유이?:.......
아야세 쥰:(영 찝찝한 듯, 불편한 듯 다른 유이를 쳐다보다... 일단 유이가 이끄는 대로 끌려간다.)
둘은 말없이 차에 올라탑니다.
고개를 돌리지만 않는다면, 그렇게 누군가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아야세 쥰:.,.괜찮겠어? (유이와 똑같이 생긴 누군가를 놓고 가는 게 신경 쓰이는 듯 하다.)
스즈카 유이:..........저것도 나잖아. (내심 신경은쓰이는듯 잠시 뒤를 돌아보다가) 가자, 좀 멀어지는게 좋겠다. 그렇지.. (이화제에서 멀어지고싶은듯 쥰 채근하며)
눈에 들어오는 풍경은 변치 않은 채 입니다.
더 이상의 표현은 무의미할 정도의 익숙한 덜컹거림과 함께 차가 출발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진입 금지 표지판을 지나칩니다.
이제는 되돌아갈 수도, 멈추어 설 수도 없는데.
저리 흩어진 붉음이 과연 무슨 소용일까요.
운전대를 잡은 쥰 또한 더 이상 신경 쓰지 않는, 아니, 신경 쓰지 않으려는 기색입니다.
이제는 더이상 뒤를 돌아보아도, 그는 보이지 않습니다.
…새벽 공기가 유난히 차갑습니다.
기이한 만남을 뒤로하면 지직거리는 노이즈와 함께 라디오가 불현듯 꺼져버립니다.
일순 들어찬 공백이 버겁습니다.
이 하이웨이가, 원래 이렇게 조용한 공간이었던가요?
그러고 보니 이곳에는 원래 두 사람뿐이 없었죠. 시야가 섬뜩이 가라앉습니다.
불현듯 들려오는 음악 소리가 있습니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그보다 더 멀고, 부드러우며,
우리에게 손짓하는.
난색의 조명이 흰 간판을 밝히는…… 그러니까,
영화관이네요.
유명 영화의 포스터를 그려놓았음이 분명한 벽면은 페인트가 벗겨져 제목조차 알아볼 수 없고, 오늘 상영되는 제목이 적혀있어야 하는 간판은 텅 비어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태가 조금, 구식인가요? 꽤 역사가 깊은 극장인가 봐요.
아니면 그저 오가는 사람 없이 낡아버린 것이던가.
:영화관에 들르나요?
스즈카 유이:(분위기를 환기하려는듯 아무데나 들어가고싶은 마음에 쥰 끌어당기고선) 저기 잠깐 들어갈까?
아야세 쥰:(멍하니 영화관을 보다가, 끄덕인다.) 그럴까.
스즈카 유이:그러고보니 식당에서도 이런 오래된 영화같은거 잔뜩 틀어놨었지~ (낡아보이는 극장 쳐다보다가)
주차장은 한산합니다. 텅 비어있다는 표현이 옳겠죠.
아무도 없는 공간이 아주 당연하게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화려하게 꾸며진 건물은 단지 그뿐입니다.
손님도, 직원도 단순히 지나갈 뿐인 사람도 없으니 말예요.
매표소의 탁자 위에는 티켓 두 장이 놓여있습니다.
상연되고 있는 영화는 단 한 편, 장르는 가족 영화,
관객은 당신과 쥰, 두 사람 뿐.
마치 잘 짜인 무대 같지 않나요. 오직 두 사람을 위해 준비해 놓기라도 한 것처럼.
유일한 상영관으로 가는 복도는 무의미하게도 길게 뻗어있습니다.
상영실의 문 앞에는 관계자 외 출입 금지라며 경고가 번뜩이고, 어째서인지 저 끝에도 출구는 보이지 않습니다.
들어온 길 그대로 나가라는 뜻일까요.
:표시된 장소는 들어가볼 수 있습니다.
스즈카 유이:(상영관으로 들어가본다.) 영화 시작하나봐, 하하.. 가족영화네. 우리 왜, 휴일에 자주 보는거~
쥰도 가끔 그런거 보면 마지막에 안 운척 하잖아. 눈 빨개져가지고..
아야세 쥰:뭐? 울긴 무슨, 아니 그 전에 너는 안 운 척 한다? (흘겨본다...)
스즈카 유이:안운척 한적 없는데~ (운 걸 숨긴적은 없다.. 팔랑팔랑 상영관으로 들어가)
아야세 쥰:(하여간...)
크지 않은 공간에 들어찬 의자도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노라면 이윽고 실내의 불은 꺼지고, 선명한 불빛이 스크린을 밝혀옵니다.
화면은 온통 흑백입니다.
오래된 영화의 특별 상영이라도 하는 걸까요.
고딕체로 쓰인 영화의 제목은 Stay up All Night, 감독과 캐스트는 여전히 알 수 없습니다. 처음 듣는 제목입니다.
단편 영화일지도 몰라요.
작품성이 있는 무명의 작품을 소개하는 자리일지도 모르겠군요.
내용은 아주 평범히 흘러갑니다.
두 사람이 각자의 인생을 살아오다, 어느 순간 서로를 만나 운명처럼 사랑에 빠져버리는, 그런 흔하고 뻔한 이야기가요.
지루한 장면들의 연속에 깜빡 졸음이 쏟아질 때쯤,
갑자기 화면이 번쩍이며 희게 점멸합니다.
알아들을 수 없는 소음이 귓가를 먹먹히 울립니다.
그리고 나서야 어두워진 화면에 누워있는 것은 다름 아닌 쥰의 모습입니다.
…… 네?
…………………………
문득 바쁘게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이곳엔 우리밖에 없는데?
하지만 이질적인 것은 그뿐만이 아닙니다. 어느 곳을 둘러봐도 희고 검은 명암밖에는 보이지 않아요.
모두가 색을 잃어버린 채입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에서나 보았던 것처럼……
아, 그래요. 이곳은 익숙한 연구소 한복판.
철야를 하는 쥰 탓에 홀로 집을 지키고 있자면, 사무치는 외로움에 종종 그의 직장을 무단방문을 해 왔기에 이곳의 복도는 익숙합니다.
사고, 그래. 사고가 났던가요.
관계자에게 들었던 사고발생 시간은 오후 2시 13분,
그리고 지금은 2시 10분입니다.
당신은 압니다. 그가 곧 죽으리라는 것을.
지금 당신은 실험실 앞에 서 있습니다.
:어떻게 행동할까요?
스즈카 유이:아. (또 반복이구나, 싶은 생각에 시계를 멍하니 바라본다. 병원으로 뛰어가면서 무슨 생각을 했었나?.. 되돌릴 수 있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던것도 같다. 그 이후로는 크게 사고가 흐를것도 없이 멍하니 실험실 문을 열고 들어간다.)........쥰.
본능적으로, 혹은 의식적으로, 당신은 갈피를 잡지 못한 몸을 움직여 실험실 문을 열어 재낍니다.
쥰은 실험에 열중한 채입니다. 퍽 피곤해보이기도 합니다.
불확실하면서도 확실한 감각이 당신을 사로잡습니다.
이 순간을 놓치면 아주 오래 후회하고 마리라는.
11분, 12분,
실험실 어느 구석에서 일어날 폭발을 피해, 쥰의 손을 잡아채고 달립니다.
마땅한 죽음을 피해.
불현듯 그런 생각이 들어요.
어쩌면 죽지 않고 살아남은 쥰이 당신처럼……
아야세 쥰:유이!
깜빡, 쥰의 목소리에 정신이 돌아옵니다.
순식간에 필름이 녹아내려 화면이 타들어 갑니다.
방금, 분명 쥰이…… 아니 당신이……
어떻게 된 일이죠?
스즈카 유이:......? (잡았던 손 바라보며)
손은 잡혀있지 않습니다. 당신을 깨우기 위해 쥰이 양 어깨를 쥐고 있습니다.
아야세 쥰:정신이 들어?
그렇게 말하는 그의 얼굴도 정작 퍽 당황에 물들어 있습니다.
화염이 느릿하게 스크린을 집어삼킵니다. 그러고 보니 타들어 가는 끝단이 붉어요.
흑백의 시야는 단지 영화 속에서만 일어나는 일인 듯합니다.
꿈이었던 걸까요? 방금은……
아야세 쥰:(시트에 기대며) ......별로 재밌는 영화는 아니었던 것 같네. (피곤한 듯 미간을 문지르며)
스즈카 유이:.........내가 쥰을 구했는데. (눈 비비며 멍하니 화면속 쳐다보다가)
영화 진짜 이상하다. (멋쩍게 웃고선 아까 상영실을 뵞않았던게 떠오른듯 상영실로 먼저 걸어간다.)
아야세 쥰:(의아한 얼굴로 유이를 보다, 자리를 뜨는 유이를 따라 느릿하게 몸을 일으켜 쫓는다.)
손잡이를 돌려보면 문은 아무런 방해 없이 부드러이 열립니다.
분명 외부인은 들어가면 안 되는 것일 텐데, 하지만 잠겨있지도 않다는 점이 의구스럽습니다.
게다가 관계자건 관객이건, 돌아다니는 사람은 우리밖에 없는데……
상영실 안으로 들어서면 꽉 막혀있는 구조 때문인지 공기가 후덥지근합니다.
탈탈거리며 돌아가는 환풍기가 야트막이 열풍을 내보내고 있긴 하지만,
글쎄요. 그 뿐으로는 역부족 같아 보이는데요.
좁은 내부에 불필요한 것들은 전부 빼버린 것인지, 영사기와 각종 보조 기계만이 드문드문 놓여있습니다.
영사기를 살펴보면 필름을 사용하는 구식 제품임을 알 수 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면 열기가 흠씬 풍겨옵니다. 내부가 더웠던 건 모두 이 때문이었나 봐요.
필름을 살펴봐도 표시가 될 만한게 없어, 상영되는 영화가 무엇인지는 알기 힘듭니다.
그건 무슨 영화였을까요?
아야세 쥰:...기묘한 곳들 뿐이네, 이 사막은. (유이를 보며) 볼일은 끝났어?
스즈카 유이:...응. (찝찝한 마음으로 영화관을 돌아본다. 그런 장면은 왜 보여준걸까?) ..나갈까? 허무해졌어. 뭔가..
아야세 쥰:(고개를 끄덕이며) 나도 그럴지도.
영화관을 나오는 걸음은 가볍지 않습니다.
예상치 못한 결말 때문일까요, 혹은 기이한 환상 때문일까요. 뒷맛이 찝찝하네요.
쥰의 얼굴 또한 그리 밝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문득 조수석에 올라타는 것이 어색합니다.
여기 당도하기까지 수도 없이 반복해 온 일인데도 말이에요.
우리는 어찌하여 만나게 된 것일까요. 생과 사의 순리에 따라 애초 다시는 만나지 말았어야 했던 걸까요.
생각한대도 이미 늦어버린 일입니다.
그의 옆자리에 타게 된 것도, 돌연히 조우하게 된 것도, 이 하이웨이에 고립된 것도, 애초 그가 죽어버린 것까지도……
차가 출발하는 그 순간까지 누구도 입을 열지 않습니다. 공백을 밀고 들어오는 것은 숨 막히는 침묵뿐입니다.
우리의 결말은 어떠한 형태일까요.
어느새 짙게 깔린 어둠에도 시야가 훤하고, 새벽녘의 바람도 더는 춥지 않습니다.
무엇이 잘못된 건지도 알 수 없습니다.
도로에 처음과 끝이 없다면, 그렇게 하염없이 달릴 수 있을 것만도 같아요.
우리를 막아서는 것이 없다면. 지금에서야 새삼 놀랄 일이 무엇이 있겠냐마는……
그때, 불쑥 튀어나온 돌부리 하나가 우리의 앞을 가로막습니다.
크기가 꽤 되어 보이는데요. 하지만 이렇게 난데없이요?
항변해 봐도 우리에게 닥친 상황은 변할 길이 없습니다.
피하지 않는다면 펑크가 날 지도.
:<자동차 운전> 판정. 두사람 중 한 명만 성공해도 ok
(To GM):

스즈카 유이

drive auto

보통

실패
53 vs.40
아야세 쥰:

아야세 쥰

drive auto

보통

실패
57 vs.50
반사된 헤드라이트가 눈 앞을 가립니다.
이따금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가 있지 않나요.
머릿속이 새하얗게 뒤덮이는 것 같은 느낌이요.
그제야 핸들을 돌려봐도, 아무래도 늦은 건 늦은 것이겠죠.
차량이 이리저리 비틀대다 가로등을 들이받습니다. 둔탁한 충격이 전신을 울립니다.
:두 사람 모두 체력 -1
불규칙적으로 울리는 엔진소리와 커버에서 피어오르는 연기. 고개를 들어 살펴보면 범퍼가 찌그러진 채입니다.
엉망이네요, 완전히.
그리고, 당신은 차에서 내려 어지러운 정신을 겨우 붙들어 맵니다.
곳곳이 뻐근하고 속이 울렁거려요. 도로변에 속을 게워 낸대도 무리는 아닙니다.
한편, 쥰은 운전석에서 내릴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아야세 쥰:(이것저것 만져보다, 낭패한 얼굴로) 큰일났네. 차가 전혀 움직이질 않는데 이거...
퍽 당황한 모습인데요. 가까이 가 살펴보면 차가 제자리에서 꿈적도 않아요.
펑크가 난 것도, 기름이 떨어진 것도 아니면서요.
곤란합니다.
아야세 쥰:(별 수 없다는 듯이 차에서 내린다.) 완전히, 노숙자 신세가 됐네 이거.
스즈카 유이:(속이 뒤집힐거같아서 끄응.. 이러고 내리다 차 상태보고) 그러게. 전부 엄청 엉망이다. (헛웃음 흘리고선)
노숙자 하지뭐. .. 한동안은. (차 한번 팡 두드리고선)
주변을 둘러보면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별다를 건 없습니다.
하늘은 어둡고, 사막은 한없고, 우리는 여기에, 도로는 저기에,
그리고 도로에 난 샛길은……
샛길?
심야의 하이웨이에서는 꼭 이상한 일이 한두 가지 씩 나타나기 마련이죠. 이 또한 그 일부라는 생각이 듭니다.
도로변을 따라 하염없이 걸어가기도, 엔진이 제 기능을 하기까지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어쩌면 다른 곳으로 연결되어 있을지도 몰라요.
아야세 쥰:...가볼래? (샛길을 가리키며)
스즈카 유이:..... 뭐, 갈데도 없고. 그럴까나. (네 손 잡고)
방랑 노숙자네, 그럼~
아야세 쥰:(조금 긴장이 풀린듯 웃는다.) 그런가...
집에 가야하는데, 큰일 났네.
걸음이 아스팔트를 벗어납니다. 편평한 흙 위를 밟습니다.
새삼 낯선 기분이네요.
어느새 무모함에 익숙해진 것 같기도 합니다.
그렇게 걸어 나간 곳은 사막의 한복판. 우리만이 온 세상과 외따로 떨어져 있는 것만 같아요.
문득 모든 것이 환상처럼 느껴집니다.
당신이 겪어온 모든 것이, 혹은 지금의 이 모든 것이.
……그러고 보니, 우리 지금 얼마나 멀리 나와버린 거죠? 희미하게 반짝이던 가로등 불빛도 어느새 보이지 않게 된 지 오래입니다.
어디가 어디인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아요.
위에는 그저 밤하늘만이, 사방에는 다만 흙먼지뿐이……
그래도 우리는 주저 없이 걸음을 딛습니다.
앞으로 나아갑니다. 아니, 뒤로 돌아가는 것인가?
제자리를 빙빙 돌고 있을 뿐일지도요.
고개를 돌려 쥰의 시선 끝을 따라가면, 그 끝에는 당신이 있습니다.
미지의 히치하이커도, 영원의 거울상도, 또 다른 존재도 아닌.
그러니까, 어제의 당신이요.
-
시야가 바뀝니다.
이곳은 구장의 선수대기실입니다.
당신은 오늘도 변함없이 시합을 위해 경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늘의 컨디션을 체크하고, 상대팀의 전력을 곱씹고….
시합이 얼마 남았더라, 하고 시계를 쳐다보면 2시 10분입니다.
한 시간 정도 뒤면 당신은 그라운드에 서있을 겁니다. 자랑스런 팀의 포수로.
문득 바닥에 널부러진 잡지에 눈을 돌립니다.
신간 지면 광고가 한 페이지를 채우고 있습니다.
‘꿈 속을 유영하며, 그곳에서 평행우주를 건너면, 그곳에서 평행의 나 자신을 만나…’
다른 세계가 있다면, 그곳이 이 세상과 별 다르지 않다면,
야구를 하고, 쥰을 만나고, 같은 삶을 사는 그곳의 나도 있을까?
그런 터무니 없는 상념에 잠겨있노라면 갑자기 뜨거운 열기가 피부를 스칩니다.
큰 폭발음과 함께 선수 대기실은 어느 새 불과 연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언뜻 시야에 들어온 대기실의 시계는, 아, 2시 13분……
도망치기엔 빠르게 밀려들어오는, 작열하는 불길을 피할 수가 없습니다.
불길 속에서 살아남았는데 또 다시 불길에 휘말리다니.
시야가 하얗게 물들어 갑니다.
눈앞에 들이밀어지는 풍광이란 참으로 당연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부정할 수 없습니다.
어제는 당신이 죽었어야 하는 날이라는 것을요.
:산치 체크.
(To GM):

스즈카 유이

sanity

보통

실패
50 vs.47
:이성 -1D6
스즈카 유이:3
:이성 -3
꼼짝도 하지 않을 것 같던 걸음이 멋대로 움직입니다.
아주 반대로 달아납니다. 당신의 죽음에서,
응당 맞이하였어야 할 운명에서,
어디선가는 이미 일어나버린 과거에서……
더는 보이지 않을 때까지, 마주하지 않을 수 있도록.
일순 발 끝이 허공을 짚습니다.
아야세 쥰:유이!
(어딘가로 향해 뛰어가는 유이를 붙잡고는 있지만, 마찬가지로 복잡한 얼굴이다.)
그도 당신처럼, 보았을까요? 당신의 죽음을?
혹은 스스로의 죽음을?
숨을 몰아쉬어 머리가 차갑게 가라앉아서야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어제 죽은 것은 쥰, 어제 죽었어야 하는 것은 나.
어제 죽은 것은 스즈카 유이,
어제 죽었어야 하는 것은 아야세 쥰……
:자유 RP 가능.
스즈카 유이:........(왜 도망치는지도 모르고 뛰다가 걸음을 멈춰선다.) .....(돌아보고선) 대비도 없이 떠난다는 말이 이런 말이였구나.
나는 반대인줄 알았는데. ...
아야세 쥰:....(아리송했던 지금까지의 유이의 대사가 이제서야 이해가 된다는 듯, 허탈한 숨을 뱉는다) 그랬나. 거기선 내가..
스즈카 유이:......그럼 지금까지 쥰도 똑같은 기분이였겠구나. (멍하니 네 눈 쳐다보다가) 어땠어? ..괜찮았어? 혼자 살 수 있을 것 같았어?
아야세 쥰:......글쎄, 어떨까... 아직은 유이가 죽은 지 채 하루라 뭐라 말을 할지. 아직 애도 한 번 제대로 못했는데.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 저 건너의 유이구나, 넌.
왠지 귀신이라기엔 너무 살아있는 사람 같았거든, 유이 네가...
스즈카 유이:.....나는 어쩌려나, 생각했는데. 왜., 너무 그리우면 가끔씩 기회를 한 번 더 받잖아. (네가 제게 다시 돌아왔던 때를 기억하다 픽 웃어) 살아있는 사람 맞아.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까 생각하고 있긴 했었지만. (붉어진 눈시울로 쳐다보다가) 그럼 내가 알던 쥰은 진짜 죽은게 맞는거네.
아야세 쥰:(유이를 바라보다 붉어진 눈시울을 꾹꾹 문질러준다) 그렇겠지. 나와 함께 살던 유이가 이젠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처럼.
(한숨을 쉬며) 이렇게 또 갈 거면 차라리 돌아오지나 말지. 솔직히 또 유이 널 만났을 땐... 내가 고문을 받고 있나? 그런 생각도 들었어. 네가 또 죽었다가 돌아온 거라면, 세 번이나 보낼 자신은 없었으니까...
스즈카 유이:세번이나 보내게 되면 어떨것같은데? .. (눈가 문질러주면 손에 얼굴 기대다가 픽 웃어) 힘들것 같아?
아야세 쥰:(웃는 유이에 따라 피식 웃는다.) 나 너무 괴롭히지는 마.
그래도... (유이 얼굴 두 손으로 감싸며) 남은 사람은 살아야겠지.
스즈카 유이:(얼굴 감싸져서 눈 깜빡) 나랑 같이 있으면서 .. 원래 살아있어야 했을 사람도 계속 생각날텐데도? .. (기가죽은듯 빤히 보다가)
죽은줄 알았던 사람이 살아있다고 하면 엄청 복잡할텐데도? (빤..)
아야세 쥰:...유이 넌 어떻게 하고싶은데? 나한테 선택을 유보하지 말고, 니 마음은 어때? (스스로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유이가 괜히 밉살스러운지 볼살을 조금만 아프게, 잡아당긴다.)
스즈카 유이:나는 당연히.. (울상으로 네 얼굴을 빤히 보다가) 당연히 같이 있고 싶지만. (좀 전 장면속에서 잡았던 네 팔목을 떠올린다. 구할 수 있지 않았을까? ) 원래의 쥰이 속상해 하지않을까? 왜, 나는 아무것도 못했잖아. .....
그러니까 나는, 쥰이 없는 빈 집에 들어갈 자신이 없었으니까. ..이제 정말 싫거든. 그런거... 잠깐이라도. (손바닥으로 눈 벅벅 문지르고선) 정리가 다끝나면 똑같이 되는게 맞다고 생각해서... 근데 이렇게 쥰을 다시 만나고. (혼란스러운듯 입만 달싹인다.)
아야세 쥰:(문득 야근이 깊어지면 ptsd로 직장을 찾아오던 유이를 떠올린다. 앞으로도 유이가 혼자 사는 삶을 견딜 수 있을까, 그럼에도...) 그런 걸로 속상해하진 않을 걸. 아마 유이 널 남겨두고 떠난 게 미안하고 속상할진 몰라도...
나도, 한동안은 네가 없는 집을 돌아가는 게 괴로울 거 같아. 그치만... 내 세상에 남겨져 있을 유이가 좀 외롭진 않을까, 그런 생각이 좀 들긴 하네. (벅벅 문지르는 눈을 부드럽게 문지르다, 유이 손을 맞잡는다.)
스즈카 유이:(맞잡고선 실없이 웃다가) ..나는 다시 만나서 좋았어. 돌아가기 싫을만큼. .... (조금 시선이 빈듯한 눈으로 쥰 마주보다가) 그래도 다시 만나서 돌아가도, 죽지않고 살 수 있을것 같아. 응..
엄청 늦은 대비를 한 기분이거든....원래 일이 벌어지고 준비를 하기도 하나?
아야세 쥰:엄청 늦은 대비, (뭔가 알 것도 같은 기분에 키득거리며 웃는다.)
유이. (한껏 유이를 품에 꼭 껴안는다.) 빈소에서 항상 기다릴게. 가끔 찾아가.
나도 네 빈소 자주 갈테니까. (유이의 머리칼에 고개를 묻는다.)
스즈카 유이:..........매일 매일 찾아갈지도 모를걸. 그리고 말야, 쥰. 그쪽도 그럴지도 몰라서 비밀하나 말해주는데. (네가 제 머리칼에 고개를 묻으면) 야구장 대기실에 서랍 잘 보면~ 내가 써둔 편지 있거든. 왜~ 곧 발렌타인데이니까. 이상한 선물 사오는거 싫다매.
똑같이 써뒀을지도 모르니까 찾아봐. ,.그리고. (헛웃음 흘리면서 하늘 올려다보다 저도 마주안고선) 매번 찾으러 와줘서 고마워. 늘 돌아올 수 있게 해줘서. .. 그리고... (빤히 보다가) 내가 무슨말 할지 알지?
아야세 쥰:(편지 이야기에 놀랐는지, 침묵을 하다, 어렵사리 목소리를 낸다.) 그런 건 또 언제 쓴 건지.... ....알겠어. 꼭 찾아볼게.
유이 나는... 항상 네 흔적을 쫓아 다니는 사람이니까. 처음도 그랬고, 늘 그랬으니까. (마주안는 유이에 더 파고들며) 나는 네 돌아올 곳이잖아.
그리고, 네가 사온 선물 진심으로 싫어해본 적은 한 번도 없어. (소근거린다.) 사랑해.
스즈카 유이:이번엔 찾다보면 엄청 많을걸? 그거 말고도~ 안들킨거 되게 많아.여기저기. 그러니까 지루해하지말고 열심히 찾아봐야해. (웃음 터뜨리다가) 응. 앞으로도.
무슨일로 오늘은 눈치가 빨라? ..평소엔 쪼잔하게 굴더니. (웃다가 잔뜩 붉어진 눈으로 네 양뺨 잡고선) 난 얼굴 보고 말할래. 나도 사랑해, 쥰. (배시시 웃고선)
신기하다, 되게 속상한데.. 행복하기도 하네. 듣고싶은 말 들어서 그런가?
아야세 쥰:하, (허탈한 듯 충만한 듯한 이질적인 기분에 헛웃음을 내뱉는다. 사랑한다는 말에 이쪽도 슬슬 눈시울이 붉어지는 게 한계인 듯 유이 손에 고개를 묻는다.)
그러게, 나도 유이한테 이 말이 듣고 싶었나봐.
스즈카 유이:헤헤, 쥰 운다. 안운다면서. (부러 들춰내지는 않으려는지 그냥 푹 파묻힌 얼굴 보다 뒷머리만 마구 쓰다듬으면서) 으아~~~~~~ 나, 솔직히 엄청 후회할 것 같아.
밤마다 다시 찾을 것 같아. 집에 돌아왔을때 엄~ 청 외로울 것 같아. 자랑하고 싶은일 잔뜩 있을때 정말 허전할지도 모르겠다. 이제 밥도 엄청 맛없는 밥 먹을지도.
그러니까~ 쥰이 없으면 안돼! 라고 말하고 싶었어. 늘. (코쓱) 나 쥰이 없으면 엄청- 별거 없는 사람이거든.
아야세 쥰:(유이 손길 느끼며 숨을 삼켜낸다) 응. 나도. 엄청 외로울 것 같아. 돌아가도 네가 없는 집은 너무 적막할테니까... 맛있는 거 만들어 봤자 먹어줄 사람도 없고 말이지. (눈을 꾹 누르며)
나도 유이가 필요해. 그런데... 이렇게 널 만나니까 더 알 것 같아. 죽은 유이도 분명 외로워할 거라는 걸. (조금 추스리며 유이와 애써 마주본다.) 그곳의 아야세 쥰도 네가 없으면 안 될 거야. 유이.
그러니까... 돌아갈까. 유이.
스즈카 유이:(고개 끄덕이고선 발걸음 옮기며) 응. 돌아가자.
오늘은 다녀왔어가 아니라 둘다- 다녀올게네. 그치? (히죽)
아야세 쥰:(참지 못하고 소리내 웃어버린다.) 응. 다녀올게, 네. (끄덕이며) 그렇네.
있던 곳을 벗어나, 돌아온 가로등 아래에서 다시금 조우한 것은 잔뜩 구겨져 녹아가는 차 한 대.
글씨가 어그러진 붉은 표지판과 흔적만이 남아있는 페인트칠.
이제는 의심할 여지가 없어요.
이것은 당신의 차이고, 우리는 같은 곳을 한없이 헤매는 중이며,
이제는 그 방황에도 매듭을 지을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걸.
차는 다시금 움직입니다. 그리고 점차 속도가 줄어듭니다.
아주 천천히 정차합니다.
더 이상 움직이지 않습니다.
이 차를 만난 지, 이 표지판을 지나간 지,
그리고 이 차를 멈춰 세운 지,
아무리 지나도 새벽은 가질 않고, 하늘을 가득 메운 어둠에 번진 별빛은 나아갈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이 하이웨이에는 시작도, 끝도 애초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아요.
갇혀버린 거겠죠. 어디에도 갈 수 없이.
하지만 어쩌면, 떠날 수 있을지도 몰라요.
우리를 막아서는 것이 아무것도 없을 때에,
그리하여 우리는 앞으로 나갈 수밖에 없을 때에,
눈길을 밖으로 돌려본다면.
멈춰있지도, 움직이지도 않은 채로,
그저 이 차를 버린 채로 도로 밖을 벗어나기만 한다면……
쥰과 눈이 마주칩니다.
색이 다른 두 눈동자는 모두 당신을 직시합니다.
...시동이 완전히 꺼집니다.
쉴 새 없이 돌아가던 엔진소리도, 하염없이 흘러나오던 라디오의 음악 소리도 이제는 들려오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 지긋지긋한 드라이브를 끝내야만 합니다.
비록 그 시간이, 우리가 함께 했던 시간이 무한히 아름답고 끔찍했더라도……
아스팔트 도로를 벗어나는 걸음이 무겁습니다.
바닥이 끈적이는 듯한 착각이 입니다.
거친 표면이 서느런 습기에 젖어 들어 당신을 붙잡는 것만 같아요.
하지만 멈추지 않습니다. 그렇게 결심했잖아요, 당신은.
희게 덧칠해진 선을 넘어가면 천구가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은하의 끝자락이 자취를 남기며 밤하늘을 떠나갑니다.
어깨 너머로 익숙한 시동음이 들려옵니다.
당신을 이곳에 남겨둔 채로, 차는 출발합니다.
제자리로 돌아갈 시간입니다.
당신과 쥰과, 그리고 모든 것이.
쥰은 어둠 속으로 사라져 다시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짙은 어둠만이 전부인 사막에도 태양은 떠오르고, 금방이라도 주저앉을 것 같은 트럭이 당신의 눈앞에 멈추어 섭니다.
당신의 곁에 깜빡거리는 비상등과 불길한 경고음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중앙선을 따라 멈추지 않고 나아가면, 저 멀리서 도로의 끝이 다가옵니다.
사막을 벗어나면 건조하게 말라붙은 더위가 불어옵니다.
한밤의 꿈에서 겨우 깨어난 듯한 지금에도 생각은 끝없이 이어져만 갑니다.
그 만남은 정말이었을까요?
그건 정말, 쥰이었을까요?
당신은 영영 답하지 못할 의문을 가진 채 하이웨이를 떠나갑니다.
쥰이 없는, 당연한 하루가 밝아옵니다.
END A. Stay up All Night
:아야세 쥰 로스트, 스즈카 유이 생환
(또는 쥰 생환, 유이 로스트)
유이와 쥰은 각자의 세계로 돌아갑니다. 유이의 곁에는 쥰이 없고, 쥰의 곁에는 유이가 없는, 아주 당연한 일상으로요.

세션 후기

유쥰아싸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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